오늘은 요즈음 핫 플레이스인 세운상가를 간다. 유행의 흐름이 이태원에서 경리단길로 홍대를 지나 연트럴, 연남동을 거쳐 최근에는 을지로 세운상가가 뜨고 있다. 핫 플레이스는 물처럼 시간을 따라 흐른다. 물론 취향과 사람에 따르지만.
세운상가는 충무로역에서 종로 3가까지 걸쳐있는 긴 주상복합 건물이다. 1970년에 지은 건물이니 50년이 넘었다. 오늘 찾는 핫 플레이스는 을지로 3가에서 청계천 사이에 있는 대림상가 3층에 있다.
청계천 쪽에서 3층으로 올라가면 다전식당이 먼저 반긴다. 다전식당은 핫한 고깃집으로 오겹살이 인기인데 3층 야외에서 시내를 보면서 먹으면 정말 색다른 맛이다. 서울 시내 옥상에서 고기 구워 먹는 그런 맛일까, 멋일까.
만일 을지로에서 올라가면 챔프커피로스터스가 반긴다. 실내 자리가 다 차면 밖에서 을지로 노가리 맥주집처럼 맥주 박스 위에 앉아 마신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역시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한 호랑이이다. 호랑이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후루츠산도를 판다. 카페라떼가 시그니처인데 호랑이라떼를 소개하며 차갑게 마실 것을 권한다.
카페라떼는 라떼가 이태리어로 우유라는 뜻이니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믹스한 커피이다. 카푸치노도 똑같이 만드는데 사실상 구분이 어렵다. 굳이 구분한다면 카푸치노는 조금 더 우유 거품을 만들고 계피나 초코릿을 올려 차이를 두었다 할까.
호랑이의 카페라떼는 다른 집의 라떼보다 좀 더 구수한 맛이 난다. 맛의 차이는 커피 종류와 로스팅, 어떤 우유를 쓰느냐와 배합 비율이다. 그래서 카페라떼는 카페마다 조금씩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차게 마시라고 했지만 따뜻한 호랑이라떼도 같이 주문해서 맛을 본다. 겨울에는 오히려 따뜻한 호랑이라떼가 더 부드럽고 구수한 것 같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할만하다.
후루츠산도는 샌드위치를 하다가 조금 간편하면서도 특징 있게 빵 사이에 크림과 딸기를 넣어 한입에 먹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손으로 집어 먹고 손가락에 묻은 크림은 입으로 쪽 닦아야 제맛일까.
실내가 좁아 둘러보니 9개 정도의 테이블에 열대여섯 명이 앉으니 꽉 찬다. 대기표를 받고 밖에서 기다린다. 밖에는 야외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여름에는 좋겠는데, 겨울에는 좀.
기다리는 동안 옆집의 구움양과로 가서 달콤한 향내를 맡아본다. 커피와 양과가 어울리지 않을까. 유혹을 참지 못하고 마들렌을 사 들고 나온다.
세운상가는 1968년 당시 서울시 김현옥 시장이 판자촌이 밀집해 있던 이곳을 불도저로 밀어내고 한국 최초 주상복합 상가로 건설했다. 1~4층이 상가이고 5층부터 아파트이다. 1970년대에는 서울 최고의 아파트로 유명인들이 살던 그런 곳이었다. 전자부품쇼핑몰로 전자부품 상가로 수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전자상가 지역이었다.
그러다 80년대 용산전자상가가 만들어지고 난 뒤 쇠퇴의 길을 걷다가 철거 이야기도 나왔지만, 최근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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